〈기업人사이드 : 시즌2〉
대한민국에는 약 2000만 명의 직장인이 있습니다.〈기업人사이드 : 시즌1〉이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창업가를 탐구했다면, ‘시즌2’는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공한 리더의 공통점은 ‘자기 분야가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기술 기반 위에서 경영 전략을 고민하고, 구성원과의 교감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설계합니다. 이번 연재는 이런 확장의 과정을 구조적으로 분석합니다. 단순한 인물 소개를 넘어 리더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목을 넓혀 주고 ‘사고의 틀’을 키우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만난 김용우 한국콜마 UV테크이노베이션 연구소장. 그는 16년째 자외선으로부터 사람의 피부를 지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출근길 만원버스 안. 앞자리에 앉은 여성이 가방을 열고 무언가를 꺼내자 한 남성의 시선이 ‘그 물건’에 꽂혔다.
선크림이다.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쓰는지, 어떻게 바르는지가 온통 관심사다. 여성이 선스틱을 팔뚝에 바르는 것을 지켜보던 그의 시선은 이내 건너편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좋은 쿠션 파운데이션을 꺼내 얼굴에 톡톡 두드리는 승객에게 옮겨갔다.
남성의 정체는 세계적인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콜마의 김용우(43) UV테크이노베이션 연구소장이다. 선케어 제품과 베이스 메이크업을 집중 연구개발하는 이곳에서 60여 명의 연구원을 이끈다. 그에게 출퇴근길은 소비자들을 만나는 또 하나의 연구 현장이다.
과학기술로 빛에 맞서다
김 소장은 16년째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보이지 않는 방패’를 만들고 있다. 2010년 한국콜마에 입사한 뒤 비비크림·파운데이션과 선케어 연구원을 거쳐 메이크업팀장, 선케어팀장 등을 지냈다. 지금까지 개발한 선케어 제품만 수백 종에 이른다.
2021년에는 선케어팀장으로 ‘조선미녀 맑은쌀 선크림’ 개발을 이끌었다. 한국콜마와 K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미국 아마존 선크림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용우 한국콜마 UV테크이노베이션 연구소장이 선크림의 SPF 측정 실험을 하고 있다. 선크림을 도포한 실험용 플레이트를 기기에 올려놓자 컴퓨터 화면에 SPF가 표시됐다. 김경록 기자
2024년, 그는 41세의 나이로 UV테크이노베이션 연구소장에 올랐다. 당시 업계에선 파격적인 발탁이었다. K뷰티가 세계 무대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콜마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한국콜마는 2022년 업계 최초로 팀 단위였던 선케어 조직을 연구소로 확대했다. 김 소장은 연구원들에게 “소통이 잘 되는 젊은 소장님”이란 평을 받고 있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만난 김 소장은 “과거와 달리 선크림을 여름만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바르는 추세가 자리 잡으면서 연구원도 사계절 내내 바빠졌다”며 웃었다.